해외 채용 시장을 살펴보다 보면 "이런 직업도 있어?" 싶은 이름들을 종종 마주치게 됩니다. 기술 발전과 조직 문화 변화 속도가 빠른 미국·유럽 기업들은 새로운 직무를 만들어내는 데 익숙하고, 이런 직업들이 한국에 상륙하기까지는 보통 시차가 존재합니다. 오늘은 해외에서는 이미 자리 잡았지만 구내에서는 아직 낯선 직업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AI와 함께 등장한 신종 직무 - 프롬프트 엔지니어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프롬프트 엔지니어'입니다. 원래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대형언어모델로 응용 프로그램을 만들 때 프롬프트를 미세 조정하는 작업을 의미했지만, 이미지 생성 AI 도구가 등장하면서 여기에 입력하는 명령어를 전문적으로 설계하는 직업으로 확장됐습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프롬프트를 만들어 판매하는 전문 플랫폼이 등장해 수백 명의 프롬프트 엔지니어들이 활동하고 있을 정도로 하나의 직군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직업이 흥미로운 이유는 '기술 발전이 직업을 없앤다'는 통념과 반대되는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손으로 글을 옮겨 적던 필경사, 인쇄 글자 틀을 조판하던 문선공처럼 과거 기술 발전으로 사라진 직업들이 있었던 반면, AI를 잘 다루는 능력 자체가 새로운 직업이 된 셈입니다. AI를 원하는 방향으로 지시하고 훈련시킨다는 의미에서 'AI 조련사'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며, 마케팅·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는 추세입니다. 국내에서도 조금씩 관련 채용이 등장하고 있지만, 아직 하나의 독립된 직군으로 인식되기보다는 기존 직무에 곁들여지는 부가 역량 정도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직 문화를 담당하는 새로운 C레벨 임원들
두 번째로 눈여겨볼 부분은 경영진 직책의 세분화입니다. 해외 기업들 사이에서는 최고경영자(CEO), 최고재무책임자(CFO) 같은 전통적인 C레벨 외에도 특정 분야를 전담하는 임원 직책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도입과 관련한 효율성 개선, 수익 창출, 윤리·보안 리스크 관리까지 총괄하는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가 대표적이며, 실제로 미국 백악관도 연방 기관에 이 직책을 지정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 밖에도 최고다양성책임자(CDO),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CSO), 그리고 근로자들의 행복 증진을 전담하는 최고행복책임자(CHO)를 임명하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현재 이런 C레벨 직책의 일반적인 형태만 40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기업 경영의 복잡성이 커지고 기술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역할이 계속 세분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국내 기업에서도 이런 직책을 도입하는 사례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은 대기업 일부나 스타트업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활용되는 수준이라 '생소한 직업'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래 산업 분야의 신직업 - 국내에서도 이제 막 이름이 붙은 직무들
세 번째 카테고리는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이제 막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 직업들입니다. 정부가 향후 10년을 이끌 신직업으로 선정해 발표한 목록을 보면 자율주행차 보안, 인공지능 신뢰성,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산업 흐름에 맞춘 직무들이 새롭게 이름을 얻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커넥티드카·자율주행차의 보안 리스크를 분석하고 방어 기술을 설계하는 자동차 사이버보안 전문가, AI 알고리즘의 편향성과 오류를 평가하는 AI 신뢰성 검증 전문가,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 생태계를 총괄하는 UAM 전문가 등이 있습니다.
이런 직업들의 공통점은 이름 자체는 존재하지만 아직 실제로 이 직함으로 채용되는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즉 '직업으로 규정은 됐지만 대중적으로는 생소한'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셈입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관련 산업이 앞서 발달한 만큼 채용 사례와 직무 체계가 더 구체적으로 자리 잡은 경우가 많아, 국내보다 한 발 앞서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해외에서 먼저 자리 잡고 국내에는 아직 생소한 직업들은 크게 AI 활용 신종 직무, 조직 문화를 담당하는 세분화된 경영진 직책, 그리고 미래 산업 분야에서 이제 막 이름이 붙은 신직업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이런 직업들은 아직 국내에서 대중적으로 익숙하지 않지만, 산업 구조가 비슷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만큼 앞으로 국내에도 유사한 형태의 직무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글은 해외 사례와 국내 정책 자료를 바탕으로 한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실제 진로나 커리어 전환 판단은 각자의 상황에 맞게 검토가 필요합니다.